알림마당
언론보도
덕암 칼럼 독도에서의 간절한 바램 -안산인터넷뉴스
작성일: 3/11/2025
덕암 칼럼 독도에서의 간절한 바램 -안산인터넷뉴스
원래 원래라는 건 없었다. 하얗게 쌓인 눈이나 풀이 무성한 숲이나 모래뿐인 사막도 누군가 걷다보면 발자국이 생기고 그 자국을 따라 걷고 또 걷다 보면 길이 되고 종래에는 걷는 사람뿐만 아니라 뛰는 사람 쉬었다가는 사람, 그렇게 흔적들이 쌓여 없던 길도 생기는 것이다.
지난 7일 전국에서 합류한 대한생활체육회임원 약 50여명은 여명 속에 각자 짐을 꾸리고 오전 9시 포항 여객선 선착장에 도착했다. 50분에 포항을 출발한 익스프레스호 는 일행들이 탑승한지 2시간 50분 만인 오전 11시 40분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 일부 일행은 배 멀미에 다소 어려움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안전하게 입항을 마쳤다.
나리 분지를 걸으며 만끽하는 울릉도의 절경은 어떤 말로도 표현 못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다. 다행히 일기가 도와서인지 가시거리도 길었고 쪽빛 바다는 푸르다 못해 잔잔한 물결로 일행을 환영했다.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섬주변의 겨울바다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일행들의 분주한 손놀림으로 연신 셔터 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누구나 올 수 있지만 결코 쉽게 오지 못하는 울릉도, 이제 2028년이면 서울에서 1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울릉공항이 완공되지만 지금 바다를 쾌속선으로 가는 것만큼 피부에 와 닿거나 자연을 만끽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둘레길 곳곳에 설치된 포토 존과 조형물들은 온갖 포즈를 다 위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비록 겨울바다지만 역시 자연의 위대하고 장엄한 멋은 인간이 제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제작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멋이 있었다.
오후가 어찌 갔는지 모를 만큼 대 자연과 함께 나눈 시간이 지나고 땅거미가 질 무렵 석양노을이 비추는 수평선은 또 다른 멋이었다. 붉게 물든 태양의 긴 그림자, 그리고 간혹 지나는 선박들이 서서히 움직일 때마다 바다가 맞구나 라는 실감이 든다.
모처럼의 뱃길에 피곤함을 푸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 울릉도의 공기는 청정 동해바다의 바닷바람이 적절히 폐부로 깊숙이 스며든다. 역시 바다는 동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 가이드의 반가운 기별이 왔다. 어지간해서는 입도를 허락하지 않는 독도의 뱃길이 열린 것이다.
풍랑, 풍속, 비나 눈이 올 기미만 있어도 출항이 금지되는 엄격한 조건 속에서도 하늘의 선물이 일행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여독이 덜 풀린 탓인지 다소 피곤함이 남은 컨디션이지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전 8시 20분 독도를 향하는 썬라이즈 호 출항이 승인됐다.
환호성과 함께 탑승한 썬라이즈호는 1시간 40분을 쾌속으로 운항, 오전 10시 드디어 독도에 입도할 수 있었다. 약 30분간 머물렀던 독도는 미리 준비해간 현수막으로 기념촬영부터 시작했다.
“2032 세계생활체육올림픽 개최 유치기원” (사)대한생활체육회가 지난 2023년 11월 5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회원국으로 정식 승인 받은 이후 항상 염원하던 바램을 국토 최동쪽 독도에서 다시 펼칠 수 있었다. 회원국 승인 당시 가나 공화국이 2028년 개최국으로 유치되던 장면에 충격을 받은 일행이 다짐한 목표였다.
비록 가난한 나라지만 대회유치에 성공한 노력을 벤치마킹하고 자료를 확보하여 스포츠 인프라가 차고도 넘치는 대한민국에 유치하는 것, 지금은 일행의 바램이지만 처음부터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바라고 바라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과 목표를 이루려는 현실적 노력과 정성이 수반될 때 대한민국이 2032년 개최지로 유치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오늘 3월 8일은 그런 날이었다. 비록 멀고 험한 일정이었지만 보람과 함께 겨울 추위도 녹이는 뜨거운 열정,
(사)대한생활체육회 모든 임원들의 바램이자 회원들의 협심이며 국민들의 동참이 이어질 청사진이 그려진 셈이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려도 독도는 우리 땅, 한일간 외교문제와 자국영토에 대한 애국심은 별개의 문제다.